<< 다 ~ 라 >>/-- 1989~93년 발행

서독 500마르크 - Maria Sibylla Merian

은하철도의 귀환 2020. 1. 22. 09:00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 Maria Sibylla Merian ( 1647 ~ 1717 ) ]


독일의 생태학자

 그녀는 유명한 동판화가이자 역사가인 마테우스 메리안의 딸이었으나, 집안의 후광을 전혀 얻지

못했다. 배경만으로 본다면 메리안은 보잘 것 없는 신분이었고, 게다가 여자였다. 당시는

애벌레나 구더기들이 더러운 오물에서 생겨난 악마의 소산이며, 나비를 비롯한 곤충들이 그것들

로부터 변태의 과정을 거쳐 생겨나리라고는 꿈에도 짐작 못한 미개의 시대였다. 하지만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직접 관찰한 경험을 토대로 '곤충의 변태'에 대해 획기적인 업적을 이룬

최초의 생태학 연구자이다.


 그녀는 쉰이 넘은 나이에 혹독한 운명의 폭풍우를 헤치고 오로지 곤충의 변태를 생생하게 관찰

하기 위해 열대의 땅 수리남으로 떠났다. 그는 식민지 지배자들의 편견, 살인적인 기후, 말라리아

등 남성들도 견뎌내기 힘든 악조건 속에서 자신의 딸 하나만을 대동한 채 2년 여 동안 다양한

식물과 곤충의 변태를 관찰한 후 아름다운 그림으로 남겼다. 그것이 바로 걸작 '수리남 곤충의

변태'이다. 일부 남성과학자들은 그의 관찰기록이 거짓이라고 비난했지만, 후일 곤충과 식물의

분류체계가 확립되면서 메리안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당시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 등 유럽 귀족

들은 메리안의 그림을 소장하는 것이 지위를 상징하기도 했다.


전면 도안은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과 말벌의 모습입니다.

후면 도안은 그녀가 그린 민들레와 쐐기벌레의 모습입니다.